소멸 10일 남은 항공 마일리지, 쓸데가 없다
직장인 장모(42)씨는 최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내년 1월 1일부로 2만 2000 마일리지가 소멸될 예정”이라는 알림 문자를 받았다.
급하게 아시아나 앱에서 보너스 좌석(마일리지로 구매하는 좌석)을 알아봤지만,
성수기나 주말 등 선호하는 시기 좌석은 이미 매진이었다.
마일리지몰에서 새우버거 세트를 구매하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품절이었다.
결국 향초와 커피 쿠폰 등을 구매했다.
장씨는 “접속자가 많은지 마일리지몰이 계속 먹통이었다”며 “새로운 쿠폰이 업로드되는
매주 월요일 새벽같이 홈페이지에 들어가 그나마 커피 쿠폰이라도 구한 것”이라고 했다.
올해 말 항공사 마일리지 소멸을 앞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마일리지 쓸 데가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최대 3년 유효기간이 연장됐던 마일리지가 10여 일 후인
내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한꺼번에 소멸되면서 마일리지 사용 경쟁도 치열해졌다.
항공사들은 소비자 불만을 의식해 보너스 좌석 외에도 사용처를 늘리고는 있지만 품목이 적고,
보너스 좌석을 이용할 때보다 마일리지당 가치가 떨어져 소비자들 사이에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대 3년 사용 연장된 마일리지, 올해 말 한꺼번에 소멸
국내 항공사들은 1980년대 ‘평생 고객’을 만들기 위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운영했다.
처음엔 유효기간이 없었는데,
2008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함께 마일리지 10년 유효기간 제도를 도입했고,
약관에 따라 2019년 1월 1일을 시작으로 매년 1회씩 마일리지를 소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두 항공사는 총 4차례에 걸쳐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연장했고,
2010년과 2011년 적립된 마일리지가 각각 3년과 2년씩 유효기간이 연장돼
내년 1월 1일 한꺼번에 소멸된다.
2년 치 마일리지 소진을 10여 일 앞두고 소비자 불만은 커져가고 있다.
원래도 사용처가 적었던 데다가 2년 치 마일리지가 한꺼번에 몰리면 서다.
마일리지몰이나 제휴 브랜드에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고 해도 보너스 좌석을 사는 것보다 손해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 마일리지몰에서 5600원짜리 스무디 쿠폰(785마일)을 살 때 1 마일리지의 가치는 7.1원이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교보문고에서 1만 원짜리 책(1400마일)을 살 때 1 마일리지 가치도 7원이다.
반면 ‘인천~뉴욕’ 일등석을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발권했을 때 1 마일리지 가치는
80~90원(비수기 기준)으로 10배 넘게 차이가 난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마일리지 쓰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매일 항공사 앱에 접속해 보너스 좌석 여부를 확인하거나,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한 지방 공항 출발·도착 노선을 구하는 식이다.
또 마일리지몰에서 특정 시간에 제한된 수량만 판매되는
한우 등 인기 품목을 사기 위해 알람을 맞춰놓기도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매주 월요일 오전 9시에 새 물량이 풀린다”
“보너스 좌석을 구하는 것보단 좌석 업그레이드가 더 쉽다” 등 마일리지 소진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측은 “올해 말 소멸되는 마일리지와 관련해 실질적인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실시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해외도 마일리지 혜택 제한적
해외 항공사들도 마일리지 혜택이 적기는 마찬가지다.
싱가포르항공은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
미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없고,
마일리지 양도가 가능한 대신 가족 간 마일리지 합산이 불가능하다.
독일 루푸트한자는 마일리지 사용 유효기간이 3년이고, 가족 간 합산 또는 양도가 안 된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각 항공사마다 마일리지 정책이 다 다르고, 혜택도 제각각”이라며
“국내 항공사보다 혜택이 좋은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라고 했다. < 출처 : 조선일보 강다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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